제20대 윤동섭 총장과 연세 현안을 논하다

지난 2월 1일, 윤동섭 총장의 임기가 시작됐다. 우리신문사는 윤 총장을 만나 우리대학교가 앞둔 변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어봤다.

 

▶▶ 지난 6일, 우리신문사는 윤동섭 총장을 만나 윤 총장의 공약과 우리대학교가 당면한 현안에 대해 질문했다.
▶▶ 지난 6일, 우리신문사는 윤동섭 총장을 만나 윤 총장의 공약과 우리대학교가 당면한 현안에 대해 질문했다.

 

Q. ‘연세다움을 위한 Empowerment’를 강조하며 각 기관에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했다. 어떤 단위 기관을 의미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또 권한 부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A. 개개인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집중해야 할 곳은 단과대다. 가장 존경받는 사람을 단과대 학장으로 세우고, 구성원들이 학장에게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성원들의 의견이 학장을 통해 대학 본부로 전달되고, 대학 본부에서 이를 받아들인다면 소통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이다.

지난 1월, 각 단과대의 신임 학장들을 임명했다. 이제는 학장들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재정적, 행정적인 부분을 지원해나갈 것이다. 현재 재정 지원을 위한 예산을 일부 편성했으며,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다. 행정적인 부분은 총무처에서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 있다.

 

Q. 이공계에는 대학원생 등록금 전액 지원, 인문·사회계에는 충분한 연구비를 약속했다. 공약 이행 준비는 어디까지 됐나.

A. 이공계에는 우수한 대학원생 확보를 위해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인문·사회계에는 연구 진흥을 위해 임기 내 50억 원의 연구비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기획실장 및 임원진과 논의해 2024학년도 예산에 이공계 대학원생 장학금 30억 원, 인문·사회계 연구비 20억 원을 편성했다. 임기를 마칠 때까지 약속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선 2024학년도에 추진하는 ‘맞춤형 지원’의 효과가 있어야 한다. 이공계 대학원생의 등록금 전액 지원은 오는 2024학년도 2학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Q. 우리대학교는 2024학년도 등록금을 동결했다. 학내 재정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텐데.

A. 당장은 등록금을 동결했지만, 향후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의 등록금 인상은 불가피하다. 우리대학교 재정의 등록금 의존도를 낮추고, 선진화된 재정 구조를 갖추기 위해선 많이 노력해야 한다. 대학은 고정 비용을 발전적으로 쓸 수 있어야 하며, 학생들에게는 재정 부담을 지우지 않아야 한다. 

앞으로 기부금을 늘려 연구 분야에 투자하고, 그 성과를 사업화해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할 것이다. 재정 구조를 건전하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Q. 교직원의 급여와 복지 개선을 약속했다. 취임 이후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최고의 대학에서 최고의 능력자들이 근무하기 위해서는 급여와 복지에 있어서 좋은 조건을 갖춰야 한다. 급여는 구성원들의 자존심이다. 그러나 급여는 한 번 올리면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금액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재원으로부터 지급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등록금과 함께 경직된 구성원의 급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등록금 인상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등록금이 인상되더라도 학생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기부금을 늘려 장학금 수혜의 폭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교수 평가가 ‘교육’보다는 ‘연구’에 치우쳐 있다고 판단해 교육 업적에 대한 인센티브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관련해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하다.

A. 대학의 두 가지 핵심은 연구와 교육이다. 연구는 결과물로 평가하고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만, 교육은 ‘당연히 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지금은 연구 중심으로 교수를 평가하고 있으나 교육에 대한 평가 지분을 늘려야 한다.
교육 분야는 연구 분야처럼 결과물을 근거로 평가하기 어렵지만, 대형강의 정원이나 수강신청 인원 등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수요가 많지 않더라도 소수의 학생에게 꼭 필요한 강의를 하는 교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는 강의에 대한 평가가 다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방법과 기준을 연구하고 있다. 총장 임기 동안의 숙제라 생각하고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

 

Q. 3학년 학생들이 직접 원하는 교육과정을 설계해 학습하는 ‘학생 자율 설계 학기제’ 시행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구체적인 계획과 시행 시기가 궁금하다.

A. 손영종 교학부총장과 함께 학생 자율 설계학기제 시행을 위한 방안을 만들고 있다. 현재는 발생할 수 있는 행정적인 문제들을 검토하는 중이다. 학생들이 한 학기의 교육과정을 설계하면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생각해 학생들의 학기 설계를 도울 수 있는 교수를 지정하려고 한다. 오는 2024학년도 2학기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 자율 설계 학기제’를 운영할 계획이다. 시행 이후에 제도 확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Q. 정부의 무전공 선발 확대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학과 장벽을 허물고자 하는 정부 정책의 의도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학과 쏠림 현상’ 같은 무전공 선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비해야 하고, 학과 장벽을 허문 이후의 교육 체계를 잘 준비해야 한다. 무전공 선발 확대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학사 운영에 반영하겠다. 앞서 언급한 ‘학생 자율 설계 학기제’가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또한 학과 간 장벽을 허무는 것을 넘어, 그 이후에도 우리대학교 인재들이 자유롭게 탐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교육 체계를 강구하겠다. 우리대학교에는 우리나라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수들이 많다. 국내 교육 실정을 잘 아는 교수들을 포함해 위원회를 구성했고, 곧 출범할 예정이다. 위원회에서 다양한 능력을 발휘할 인재를 선발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보겠다. 

 

Q. '대학알리미' 공시 정보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우리대학교 졸업생의 취업률은 70.9%로 서울대(70.3%), 고려대(70.9%)와 유사하지만, 서강대(73.9%), 성균관대(76.5%), 한양대(72.5%)에는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A. 해당 취업률은 그해 졸업한 사람이 그해 취직한 비율이다. 목표가 큰 사람들은 졸업하자마자 바로 취업하지 않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랜 준비 기간을 가진다고 보면 실제 취업률은 더 높을 것이다.

국가에서 그해 졸업생의 취업률을 발표하는 것이 잘못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졸업 후 3년 이내에 취업한 사람들에 대한 비율을 제시하는 등 방법을 바꿔도 좋을 것 같다. 정부에서 기준을 바꾸지 않더라도 학교 차원에서 유의미한 통계를 내도록 하겠다.

 

Q. 미래캠은 교비회계의 상당 부분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다. 재정을 안정화하기 위한 학교 차원의 노력과 향후 계획이 무엇인가.

A. 미래캠 등록금 의존율은 신촌캠보다 조금 높지만, 타 대학에 비하면 높지 않다. 하지만 추가적으로 국책 과제를 비롯한 대형 연구 과제를 수주해 연구 분야를 사업으로 기획하고, 대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하연섭 미래캠부총장은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대규모 사업을 수주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하 부총장이 미래캠 구성원들을 한 방향으로 이끌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대학에서는 미래캠이 주력 분야를 탄탄하게 다져갈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해 나가겠다.

 

Q. 미래캠은 지난 11월에 진행된 ‘글로컬대학30’ 사업에서 최종지정에 이르지 못했다. 미지정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한 추가 선정을 위해 우리대학교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A.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권명중 전 미래캠부총장을 비롯한 미래캠 구성원 전체가 많은 노력을 했다. 예비지정에 성공한 강원도 소재 대학은 국립대를 포함해 총 세 곳이었기 때문에 모두 최종 대학으로 지정되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우리대학교가 만반의 준비를 한 만큼 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최종지정 대학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사업안에는 교육부에서 강조하는 부분이 덜 반영됐다고 판단했고, 이 부분을 보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새로 취임한 하 부총장은 미래캠 ‘글로컬선정위원회’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어 앞으로 최종지정을 위해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잘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연세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학생들이 인류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연세다운’ 목적을 가지고 노력해 나간다면 학교는 학생들에게 지원해 줄 준비가 돼 있다. 학교는 학생들이 도전과 실패의 과정에서 희망을 잃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학생들이 하고 싶은 일을 잘 해낼 수 있도록 그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겠다.

 

 

글 백진주 기자
bodo_tapioca@yonsei.ac.kr
도유경 기자
bodo_snowman@yonsei.ac.kr
이세빈 기자
bodo_sevinteen@yonsei.ac.kr

사진 박서연 기자
new_tell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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