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하루 끝, 사람들은 집으로 향한다. 집은 그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따스하게 달래준다. 정신적 안정을 주는 집에서 사람들은 하루를 마무리하며 내일을 맞이할 힘을 얻는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집은 안락함이 사라진 그저 ‘생존’을 위한 공간이 되기도 한다. 이들에게 집은 잠시 눈을 붙이고 허기를 때우는 곳일 뿐이다. 발 뻗고 자고 싶어요, 돈의동 쪽방촌 우리집도 불탈까 두렵습니다, 남태령 비닐하우스촌 언제쯤 집으로 가는 열차를 탈 수 있을까요, 서울역 글·사진 박서연 기자new_tella@yonsei.ac.kr송하영 기자new_ag
"대학로 거리를 찾은 관객을 담다" 이화동과 혜화동을 잇는 대학로에는 매일 수많은 극단이 공연을 올린다. 배우가 열연하는 무대 아래, 극의 또 다른 주인공인 관객이 있다. 한국 공연예술의 중심지인 대학로에서 관객은 배우의 굳센 버팀목으로 존재해 왔다. 기자는 대학로의 공연 문화를 즐기는 관객의 하루를 담았다. 글·사진 박서연 기자new_tella@yonsei.ac.kr송하영 기자new_age@yonsei.ac.kr
공간은 잠시 머무르는 곳을 넘어 기억을 간직하는 곳이다. ‘오래됨’을 허무는 것이 아닌, 기존의 추억을 간직하며 새롭게 변화한 공간들을 방문했다. 예술이 머문 기차역 ‘문화역서울284’ 공간은 1925년 일제에 의해 만들어진 경성역에서 출발했다. 경성역은 해방 후 서울역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러나, 지난 2004년 고속철도의 개통과 신(新) 서울역의 준공으로 역할을 잃자 방치됐다. 그 뒤 오랜 기간 관리하지 않은 탓에 이곳은 한동안 흉물로 전락했다.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는 낡은 서울역을 경성역 건립 당시 모습으로 복원했다. 명
우리는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 빠르고 효율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낡고 오래된 레트로 문화에 끌린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다양한 분야에서 레트로가 등장하고 있다. 경험하지 못한 시대를 판매하다 레트로는 회상을 뜻하는 영어 단어 ‘retrospective’의 준말로, 바쁜 사회 속에서 옛것을 되찾아 안정을 얻으려는 인간의 심리에서 착안한 용어다. 레트로는 기성세대에겐 그리움으로, MZ세대(아래 MZ)에겐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레트로가 인기를 얻으면서 많은 기업은 이를 하나의
이태원역에서 500m 정도 떨어진 곳에는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이 있다. 이곳은 한국 최초, 최대의 모스크로, 지난 1976년 5월 21일에 건립돼 현재까지 무슬림이 예배드리는 중심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성원이 건립되며 국내 무슬림이 모여 거주하기 시작했고, 이슬람 문화의 상점도 거리에 들어섰다. 상점에서 일하는 아사드(가명)씨와 싸넴(24)씨를 만나 국내 무슬림의 삶을 들여다봤다. ‘앗살라무 알라이쿰!’무슬림을 만나다 인천에 거주하며 아침마다 이태원으로 오는 아사드씨는 무슬림이다. 그의 하루는 해 뜨기 전 첫 예배로 시작한다.
과거의 것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창조 활동이다. 서대문구 홍은사거리에 위치한 유진상가는 지난 1970년 홍제천을 복개한 터에 세워진 복합 상가다. 많은 사람들은 유진상가의 역사와 홍제유연이 가지는 아름다움을 느끼고자 이곳을 찾는다. 남북 분단의 아픔으로 세워진 유진상가 지난 1970년 완공된 유진상가는 홍제천을 감싸고 있는 인공대지 위에 세워진 주상복합아파트다. A동과 B동 모두 5층 높이의 건물로 건립됐으며, 중앙 정원을 통해 마주보고 있는 두 건물이 연결된 구조다. 이곳은 청와대, 검찰청 등과 인접해 정부
“아동학대 신고가 더욱 가벼운 일이면 좋겠습니다.아이들이 스스로 자기 행복을 찾아 나서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모든 자녀가 기쁨이 되던 시대는 지났다.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와 한국리서치가 세계 대도시 15곳에 거주하는 시민 1만 500명을 조사한 결과, 서울 시민의 81%는 자녀를 '경제적 부담'으로 여긴다고 응답했다. 무한 경쟁 사회로 인해 아이에게 ‘보여주기식 성공'을 강요하며 과도하게 양육비를 소비하는 부모가 늘어난 것이다. 자녀를 통해 경쟁에서 이기려는 부모는 자녀에게 집착하기 시작한다. 경제적, 심리적 부담으로 촉발된 부모
성인이 돼 처음으로 마주하는 사회. 누군가에게 대학이란 기회의 장이자 설렘의 시작이다. 연세사회를 구성하는 3만 명 이상의 학생들 역시 큰 꿈을 안고 연세의 일원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회는 관리가 필요한 법. 연세사회에도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있으며, 이들과 함께 더욱 견고한 사회가 돼가고 있다. 우리신문은 우리대학교의 학생 복지와 안전, 그리고 홍보에 힘쓰고 있는 여섯 단체의 순간을 담아봤다.연세의 방범대원, ‘이글가드’ 늦은 밤, 형광 조끼를 입고 교·내외를 순찰하는 학생들을 본 적 있는가. 그들은 연세인의 밤길을 수호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는 “인생은 한 편의 연극과 같다”고 말했다. 연극도 하나의 인생을 담는다. 몇 평의 좁은 무대 위에서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극적인 상황들이 그려진다. 우리신문은 연희동에 위치한 연희예술극장을 방문해 연극의 3요소인 관객, 배우, 그리고 희곡의 조화로움을 직접 체험했다.연희예술극장의 신재철 대표는 지난 2017년부터 매년 ‘모자이크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주로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층을 감독과 연출가로 세운다. ‘모자이크’라는 명칭은 영국의 연극 예술가 고든 크레이그(Edward
10개 이상의 도시철도 노선과 400개 이상의 버스 노선이 집중돼있는 서울은 다른 도시에 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쉽다. 하지만 서울시 내에도 ‘대중교통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이에 우리신문은 서울시 내 대중교통 접근성이 낮은 두 곳, 해방촌과 개미마을 일대를 직접 돌아보며 대중교통 사각지대의 실태를 살펴봤다. 교통 사각지대 해방을 꿈꾸며 용산구 해방촌은 지난 2015년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선정됐다. 이후 본격적인 재생 사업이 진행되며 각종 상업시설이 주변에 자리 잡았고, 해방촌은 소위 ‘핫플레이스’로 불릴 만큼 유동 인구가
김대한 서예원 김민서 반고은 송지혜 이지선 기자chunchu@yonsei.ac.kr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는 네트워크로 원격 제어가 가능한 디스플레이에 영상이나 정보를 표시하는 디지털 미디어다. 지난 2021년 크리스마스 사진 명소로 화제가 된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매지컬 홀리데이’ 가 디지털 사이니지를 활용한 행사였다. 실생활 곳곳에 자리 잡은 디지털 사이니지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우리의 일상을 빛낸다. 우리신문은 서울 시내 곳곳에 녹아든 디지털 사이니지를 살펴봤다. 옥외광고의 새로운 변신 디지털 사이니지를 구현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로, 건물 외벽
문화체육관광부 출판인쇄독서진흥과에서 발표한 ‘2021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 1994년 86.8%였던 만 19세 이상 성인의 종이책 연간 독서율은 2019년 52.1%, 2021년 40.7%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전자책 플랫폼의 발달로 종이책 수요가 감소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매년 종이책과 전자책을 포함한 전체 독서율 또한 줄고 있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이에 우리신문은 종이책, 더 나아가 독서와 가까워질 수 있게 노력하는 도심 속 공간들을 살펴봤다. 책의 접근성을 높이다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공간에서 책을 접
참사는 많은 것을 빼앗는 동시에 앞으로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대비할 수 있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참사를 추모하는 일은 중요하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4월 16일이 ‘국민안전의 날’로 제정했지만, 여전히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는 부족하다. 대부분의 참사는 사람들의 기억으로부터 잊히고 있다. 이에 우리신문은 우리 사회에서 잊혀가는 참사들과 진정한 마음으로 추모 방식에 대해 살펴봤다. 사람들에게 잊혀가는 참사 추모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성수대교 붕괴 참사가 있다. 성수대교 참사 희생자 위령탑(아
'네거티브 유산'이란 스스로 자긍심을 가지는 문화재가 아닌 민족의 아픔이 담긴 문화재를 말한다. 좋은 의미가 담긴 유산이 아니라는 이유로 철거와 보존 사이에 여러 의견이 오갔으나 서울시 내엔 보존과 활용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곳들도 존재한다. 이에 우리신문은 이 유산들이 어떻게 보존되고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일제강점기 역사를 담은 ‘네거티브 유산’ 남산은 조선시대에 열성조(列聖朝)를 모신 종묘가 내려다 보인다는 이유로 백성의 접근이 제한됐던 곳이다. 일제강점기에 일제는 조선의 혼을 빼앗기 위해 남산을 훼손하고
누구나 예술 창작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연극, 음악, 미술 등의 분야에서 장애 예술인들은 한계를 넘어 자신을 계속해서 표현한다. 장애 예술인들의 다채로운 활동과 예술을 표현하기 위한 노력을 살펴봤다. 편견을 지우는 동행 국내 최초 장애인 극단인 장애인문화예술극회 ‘휠’(이하 휠)에서는 장애인을 주축으로 구성한 배우들과 연출진이 정기 공연을 펼친다. 장애인들과 함께 활동하고 싶다는 희망으로 시작한 극단은, 단순히 공연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장애 예술인으로 나아가기 위한 밑바탕 마련과 장애인식 개선 교육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휠의
셉테드(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CPTED)는 도시 환경 설계를 통해 주민 범죄를 방지하는 디자인이다. 범행 의지를 떨어뜨리는 동시에 주민들이 안전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셉테드의 핵심이다. 우리의 일상을 지켜주는 서울 곳곳의 셉테드를 찾아 나섰다. 어두운 주택가의 빛이 되는 금천구 가산동은 벌집 형태의 주거 환경과 영세 소공장들로 골목 구조가 복잡해 공장이 문을 닫는 야간에는 안전에 취약했다. 이에 금천구는 셉테드를 활용해 낙후된 빌라의 지하 주차장을 공용 공간 ‘지킴마루’
일제강점기 당시 강제동원의 역사를 떠올리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대부분 군함도 사건을 기억한다. 그러나 인천광역시 부평구에도 아픈 역사가 존재한다. 조병창은 병기를 만드는 공장이라는 뜻으로, 인천육군조병창(아래 부평 조병창)은 일본군이 지은 군수무기공장이다. 일제의 강제동원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장소지만, 최근에야 철거된다는 소식을 통해 주목받게 됐다. 조병창, 부평 강제동원의 아픈 역사가 시작된 곳 부평 조병창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군의 전략적 요충지였다. 이곳에 강제로 동원된 조선 노동자들은 무기를 생산하기 위해 열악한 노동환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