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에서 연기자로, 끊임없이 도전하는 박규영 동문을 만나다

배우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표현해야 한다. 그렇기에 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연기는 어렵고 낯설게 여겨진다. 여기, 평범한 대학생에서 배우라는 색다른 길을 선택한 용감한 동문이 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 출연한 배우 박규영 동문(의류환경·13)이다. 다양한 배역을 맡으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박 동문을 만났다.

 

 

Q. 우리대학교에서 의류환경학을 전공했다. 이색적인 이력인데, 전공을 결정한 이유가 궁금하다.

A. 자신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옷의 매력에 빠져, 평소 옷에 관심이 많았다. 의류환경학과에서 옷의 생산과 판매 과정 등, 옷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어 진학을 결심했다.

 

Q. 8년 만에 졸업을 앞두고 있다. 재밌거나 추억이 담긴 대학 시절 일화는 없나.

A. 의류환경학과 전공 중에는 옷을 직접 만드는 실습 과목이 있다. 실습 과목을 수강할 때, 친구들과 밤을 새우며 5시간이 넘도록 같이 옷을 만들었다. 서로 박음질을 해주고 천을 뜯어주던 기억이 난다. 당시엔 무척 힘들었지만 돌이켜보니 재밌는 추억이다.

 

Q.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촬영 당시에 12학점을 수강하고 있었다. 연기와 학업을 병행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A. 지난 학기에는 강의가 온라인으로 진행돼 학교에 갈 필요는 없었지만 정해진 시간에 수업에 참여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촬영장에 가면서 노트북으로 수업을 듣거나, 촬영장에서 혼자만의 공간을 찾아 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종내에는 연기 활동과 학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해 매우 뿌듯했다.

 

Q. 지난 2015년 잡지 「대학내일」 표지모델 촬영 이후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 당시 주변인들의 반응이 어땠나.

A. 당시 「대학내일」 잡지가 각 단과대 건물 1층에 비치돼있었다. 그래서 많은 친구들이 표지에 나온 내 모습을 보고 신기하다고 말했다. 연기를 시작한 이후에는 주변 친구들과 사뭇 다른 길을 걷는 것을 신기하게 보는 시선도 있었다. 표지모델에서 연기자로 거듭나기까지 친구들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았고, 지금도 그런 응원들에서 힘을 얻는다.

 

Q. 연기자가 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가. 갑작스럽게 기존의 진로와 다른 길을 걷게 되면서 느꼈던 불안감, 어려운 점은 없었을지 궁금하다.

A. 연기자는 기존의 삶과도, 주변 사람들의 삶과도 많이 다른 길이라 호기심이 생겼다. 또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이기에 재미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했다. 카메라 앞에서 나를 잘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다.

막상 도전해보니 연기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어려웠다. 용기 내서 도전했던 과거의 내가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새로 익힐 것들이 매번 생겨서 불안하기도 했다. 연기를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배워야 하는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훌륭한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면서, 연기자 활동을 즐기고 있다.

 

Q. 본인과 다른 인물을 연기해내는 것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연기자로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A. 누구나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듯, 내게도 다양한 모습이 있다. 그동안 연기한 캐릭터는 제각각 다르면서도 모두 나와 닮은 점이 있었다.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 연기한 지율이도,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남주리도 나와 많이 닮았다. 그래서 각각의 캐릭터에 맞는 모습들을 꺼내서 연기한다.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을 방법에 대해 항상 많이 고민한다.

 

Q. 『로맨스는 별책부록』, 『레슬러』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캐릭터나 작품이 있나.

A. 모든 작품에서 즐겁게 연기했지만, 가장 최근에 방영된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남주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남주리는 현실적인 사회인이라는 점에서는 나와 많이 닮았다. 그런 한편 극 중 남주리는 매사에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지만 가장 가까운 어머니 앞에서는 솔직하게 감정을 드러낸다. 때때로 술에 취해 평소와 다른 방정맞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처럼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기에 남주리는 아직도 떠나보내지 못한, 애착이 남은 캐릭터다.

 

Q. 연기하고 싶은 역할이나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나.

A. 절절하게 사랑받는 역할을 맡고 싶다. 그동안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으니, 역으로 짝사랑을 받는 역할을 해보면 좋겠다. 또한, 액션 장르에도 욕심이 생긴다. 최근에 영화 『올드가드』에서 샤를리즈 테론의 액션 연기를 무척 재미있게 본 뒤로, 언젠가 현란한 액션을 소화하고 싶어졌다.

 

Q. 우리대학교 후배들, 특히 어려운 시기 속에서도 꿈을 좇는 청년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A. 아직 꿈을 좇는 청년 중 하나로서, 학교에서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후배들을 보며 많은 원동력과 힘을 얻는다. 긍정적인 생각과 넘치는 열정으로 지금을 즐기자는 말을 전하고 싶다.

 

 

글 정희원 기자
bodo_dambi@yonsei.ac.kr

조성해 기자
bodo_soohyang@yonsei.ac.kr

 

<사진제공 사람엔터테인먼트>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