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부터 기층단위까지, 치열했던 25일의 기록을 돌아보다

지난 27일, 선거운동본부(아래 선본) <Switch>(정후보 최은지(노문·18)·부후보 박현민(행정·19)씨)가 56대 총학생회(아래 총학)로 당선됐다. 예정된 투표기간은 26일까지였지만 투표율 50%선을 넘지 못해 기간이 하루 연장됐다. 연장 끝에 이번 선거는 유권자 1만 7천695명 중 9천64명이 참여해 약 51.22%의 투표율을 기록했으며 <Switch>는 총 7천649표를 얻어 84.39%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 지난 25일간의 치열한 선거 레이스 끝에 <Switch>가 56대 총학생회로 당선됐다.

 

‘징계,징계,징계’ 왜 받은 거야?

 

이번 총학 선거에서 당초 두 개의 선본이 입후보했지만 선본 <Maker>가 지난 23일 자격 박탈돼 투표는 단선으로 진행됐다. 징계 사유는 ▲입후보 등록 서류 부주의 ▲정책자료집 수정 ▲공약 내 허위사실 기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아래 중선관위) 지시 불이행 등이다. 10일, <Maker>는 입후보등록 과정에서 제출해야하는 서류들을 누락하고 제출 시간을 어겨 총 3회의 주의를 받았다. 세칙상 주의 3회는 경고 1회로 전환되기에, 첫 번째 경고가 기록됐다.

정책자료집의 내용은 이번 선거 내 징계의 큰 쟁점이 됐다. 중선관위는 입후보한 선본의 정책자료집을 검토해야 하지만 제한된 시간 내에 허위사실을 완벽히 가려내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 이에 일차적으로 허위 사실 기재의 가능성이 있는 정보들을 모아 선본에게 안내한 후 ‘수정된 정책자료집’을 다시 받는다. 다만 정책자료집은 입후보등록 당시 이미 제출된 서류중 하나이므로, 일정 비율 이상 서류가 수정될 시 이는 징계 대상이 된다. 지난 3일 시행세칙협의모임(아래 시세협)에서 각 선본과 중선관위는 수정 비율이 전체 공약의 20%를 넘기면 경고 조치할 것으로 합의했다. <Maker>는 57개의 공약 중 26개를 수정해 그 비율이 총 45.61%로 두 번째 경고를 받게 됐다. <Switch>도 83개 공약중에 29개를 수정해 34.94%로 하나의 경고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Maker>는 수정된 자료의 제출기한을 맞추지 못해 ‘중선관위 지시 불이행’을 사유로 추가 주의가 1회 더해졌다.

중선관위는 수정된 정책자료집 내 공약들에 대해서는 중선관위 메일을 통해 접수된 제보 내용에 한해서만 허위사실 기재 여부를 따졌다. 공약이 허위사실로 인정될 경우 구두주의 조치가 취해졌다. <Maker>는 8개의 공약에 대해서 구두주의를 받았다. 3개의 구두주의를 ‘주의’로 전환하기로 한 시세협 결정 내용에 따라 <Maker>에 2개의 주의가 추가됐다. 이에 3경고를 받은 <Maker>의 선본 자격박탈안이 23일 31차 중앙운영위원회의에서 논의됐고, 이날 밤 10시 30분 경 가결됐다. 다만 투표기간 직전 자격박탈이 결정돼 투표시스템 상에는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 <Maker>에 대한 찬성표는 총 484표(5.34%)로 집계됐다.

 

총학 선거, 예년과 무엇이 같고 다른가

 

이번 총학 선거는 처음으로 비대면 유세 상황에서 진행돼 많은 우려가 있었으나 최종 투표율은 51.22%로 지난 선거의 51.15%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선거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단일 선본으로 선거를 치러 당선된 선거이기도 하다. 이번 총학 선거는 개정된 「총학생회칙」 제11조 5항에 따라 정회원 등록 절차를 거친 휴학생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첫 번째 선거였다. 그러나 이 절차를 거쳐 투표권을 획득한 휴학생은 총 9명에 불과했다. 휴학생 이혜민(경영·18)씨는 “휴학생도 투표할 수 있는 사실은 매우 좋지만 해당 제도에 대해 미리 알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는 개정된 회칙 내용에 대한 홍보가 다소 부족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사전에 이 사실을 숙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선거부터 단과대 별 총학선거 투표율도 다시 공개됐다. 수기 투표 당시에는 각 단과대 건물별 투표율이 집계됐지만 전자투표로 시스템이 바뀐 지난 2019년 이후로는 처음이다. 1학년으로 구성된 학부대학은 70%에 육박한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이에 대해 김경영(국문·20)씨는 “학교 행사에 참여해보지 못한 신입생들이 투표를 하나의 행사로 생각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음악대 ▲교과대 ▲GLC와 같이 단과대 학생회 선거가 진행되지 않은 단과대는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소속 단과대 선거가 진행되지 않아 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전반적으로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GLC의 경우 17.79%로 전체 단과대 중 가장 낮은 총학 선거 투표율을 기록했다. 김소라(GLC·17)씨는 “GLC에는 외국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많아 개인연락처로 선거 공지를 받기가 어렵고 선거 전 인증 과정에서 자주 오류가 난다”고 말하며 “이번에는 단과대 선거도 이뤄지지 않아 더욱 선거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GLC의 낮은 투표율의 이유에 대해 밝혔다.

 

단과대·기층단위 선거, 어떤 일이 있었나

 

선본이 출마하지 않은 ▲생명대 ▲음악대 ▲교과대 교육계열 ▲UIC ▲GLC를 제외한 모든 단과대에서도 학생회 구성 선거가 진행됐다. 신과대는 유일하게 경선으로 진행됐으며 <세움>(정후보 함형진(신학·19)·부후보 정세현(신학·19))이 최종 당선됐다. 단선으로 치러진 단과대는 상경·경영대를 제외한 모든 선본이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상경·경영대의 경우 투표가 마지막 날 자정까지 연장됐지만 최종 투표율이 49.71%로 개표 가능 투표율을 달성하지 못했다. 한편 교과대 체육계열은 중앙 선거 후보자 등록기간 이후 선본이 등록돼 총투표 투표시스템에 반영되지 못해 투표기간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공과대 ▲사과대 ▲의과대에서는 학생회칙 관련 학생총투표도 함께 진행됐고 모든 안이 가결됐다. 다만 UIC는 학생총투표 투표율 미달로 개표가 진행되지 못했다.

일부 기층단위에서는 선거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노어노문학과 선거관리위원회(아래 노선관위)에서는 연서명 인원을 잘못 파악하는 실수가 있었다. 노선관위가 문과대 행정팀으로부터 재학생 수를 실제보다 적게 전달받아 선본 <노트>에게 연서명 인원을 잘못 공지한 것이다. 투표는 종료돼 해당 선본은 당선됐지만, 개표 이후에야 실 유권자 수를 확인한 노선관위는 사과문을 게재한 후 선본에게 연서명을 보충해 제출할 것을 통지했다.

사회복지학과에서는 후보자의 행적과 관련한 문제도 있었다. 지난 17일 사회복지학과 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정후보의 소견서에 후보자가 자신의 성추문 내력을 직접 밝혀 논란이 됐다. 문제가 불거지자 해당 선본은 다음 날 사퇴해 사회복지학과 선거는 최종 무산됐다.

 

지난 2일부터 진행된 56대 총학 선거는 치열한 과정 끝에 <Switch>의 당선으로 마무리 됐다. 중선관위는 오는 12월 4일까지의 이의제기 기간을 거쳐 5일 당선을 확정할 예정이다. 다가오는 2021년, 연세 사회를 이끌 총학과 9개의 단과대 학생회의 당선에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글 이지훈 기자
bodo_wonbin@yonsei.ac.kr
조성해 기자
bodo_soohyang@yonsei.ac.kr
김지원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사진 홍예진 기자
yeppeuji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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